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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 주영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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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김선이 날짜:2007-03-09 조회: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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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3월 서신
잘 지내시지요?
한국이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듣습니다.
이곳도 주일까지는 더운 날씨였다가 월요일부터는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올 겨울에는 사실 별로 춥지 않았는데 요 며칠 날씨가 바뀌었습니다.
한국과 비교하면 엄살이라고 하시겠지만 이곳으로서는 추운 날씨입니다. 오토바이 탈 때는 두꺼운 겨울옷을 입지 않으면 정말 춥습니다.
저희 가족 소식입니다.
형준이가 올 해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작년에 한국학교 초등과정이 생겼고, 올 해는 중학과정도 생겼습니다. 다은이는 6학년에 올라갔고, 하은이는 방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 체류 건은, 지난달에 저의 노동허가서가 나와서 좀 더 안정적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3년짜리이고, 매 1년마다 비자를 갱신해 나갑니다. 특별한 사고만 없으면 비자를 1년 단위로 연장 해가면서 3년간 체류가 가능합니다.
저희의 체류 문제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어제는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한국에 계신 분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여기는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과 10월 20일, 베트남 자체의 여성의 날이 있습니다. 이 날은 가족 중 여성에게 혹은 주위에 연관된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날이지요. 센터에 두 명의 여자 직원이 있는데 제가 선물을 하였습니다. 그것이 그저께 그러니까 3월 7일이었군요. 그리고 어제는 아내와 함께 꽃 대신 점심 때 밖에서 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때 문득 오전에 센터에 와서 청소 일을 하는 찌어우 아주마가 떠 오른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꽃 선물하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어제 오전에 왔음에도 전혀 생각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그도 그것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또 외국인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거라는 것은 생각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끝내고 오후에 남자 직원과 함께 꽃 파는 거리로 나갔습니다. 적당한 예뻐 보이는 꽃다발을 사서 아줌마 집을 직원과 함께 찾아가서 축하의 인사와 함께 전해주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왔습니다. 찌어우 아줌마는 가난한 분입니다. 하지만 딸은 열심히 키워서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 법률회사를 다니고 있습니다. 언젠가 딸이 엄마의 수고를 기억하고 은혜를 갚을 날이 오겠지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 집은 작고 누추한 집입니다.
아줌마는 결혼 생활에서 쓰라린 경험이 있는 분입니다. 찌어우 아줌마는 제가 아는 다른 베트남 아줌마가 소개해주어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소개해준 분이 대신 말을 전해주기를 자기는 가난하고 볼품이 없어서 별로 대접을 못 받는데, ‘아잉 주’(저를 부르는 호칭)는 자기를 인격적으로 대해준다는 것입니다. 제가 특별히 대해준 것은 없는데, 아줌마는 그렇게 느꼈던 가 봅니다. 오히려 이 일은 저로 하여금 작은 자(소자)에 대해서 더욱 신경써야한다는 격려가 되었습니다.
또 언젠가부터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에 가난한 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들을 도울 일이 있을 때는 미룰 것이 아니라 곧 바로 실천에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든 것이지요. 어제도 사실 날씨도 을씨년스러운데 일부러 찾아가기가 그래서 하루 미루던가 아니면 다음 기회에 선물을 할까도 생각했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아줌마한테는 그것이 격려가 되었을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 세상에서 소외되기 쉬운 사람들에게는 누군가가 자신을 기억해준다는 것이 조금은 따뜻하게 여겨지는것 같습니다. 다녀온 저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제법 추웠었거든요.
앞으로도 비록 작은 저의 힘이지만 누군가에게 조그마한 격려가 된다면 그렇게 계속 실천해갈 수 있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도 제목
1. 아이들의 교육을 잘 못 도와 왔습니다. 지난 시간 저의 진로가 바뀌면서 여기 저기 아이들을 끌고 다니다보니 아이들의 교육에 허물어진 커다란 틈들을 보았습니다. 다시 베트남에 돌아와서도 저녁에 센터에서 가르치고, 그리고 팀들을 섬기고 하다 보니 어느 새 1년이 가버린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일찍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좀 지도해주려고요. 제가 잘 도울 수 있도록, 가족들이 교육부분에 성실한 계획을 잘 세우도록 도고를 요청합니다.
2. 이 자매, 엔 자매, 피 형제를 잘 양육 할 수 있도록. 그들이 먼저 매일 묵상하는 습관을 가지게 하시고, 그 묵상 내용을 삶에서 적용해가는 가운데 성장해가도록.
3. 노동허가서를 받았지만 저의 비자와 연관된 좀 더 새로운 일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인도하심을 위해서 도고를 부탁합니다.
2007년 3월 9일 주영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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